야구에서 최고의 공격포인트는 홈런입니다. 모든 주자들을 불러들여 점수를 얻게 해줍니다. 하지만 점수 이상으로 홈런의 가치를 극대화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팀의 사기(士氣)입니다. 사기를 높여 주기 위한 방법으로 홈런은 최고의 무기 중 하나입니다.
홈런보다 더 막강한 타격이 있습니다. 타격 자체만으로 보면 안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효과는 그것 이상입니다. 한 시즌에 몇 번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Inside-the-park home run)입니다. 흔히 그라운드 홈런이라고 합니다. 그라운드 홈런의 표면적인 효과는 홈런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 홈런은 대단한 가치가 숨어 있습니다. 혼자 만들 수 없다는 것이 그 가치의 시작입니다. 단순한 안타성 타구에 다양한 변수가 맞물려야 합니다. 타구의 코스는 더욱 절묘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비수의 실수가 이 시나리오를 받쳐줘야 합니다. 여기에 전속력으로 달리는 타자의 열정과 스피드가 필요합니다. 그라운드를 돌 때의 박진감은 홈런 이상의 효과를 냅니다. 걸어 들어오는 홈런의 여유보다 전력질주 후의 슬라이딩이 긴장감을 더합니다. 온몸이 그라운드에 부딪쳐 일어나는 먼지는 모두의 집중력을 자아냅니다. 성패는 먼지 속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 먼지 속의 승부가 찰라 일수록 관중들은 더 흥분합니다. 그 가치는 홈런의 그것과 견줄 바가 되지 못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는 한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멋진 홈런을 쳐내는 타자들은 덩치가 크고 힘이 좋습니다. 홈런을 쉽게 쳐냅니다. 하지만 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어 내는 타자는 대부분 작고 왜소합니다. 홈런을 기대할 만한 체구가 아닙니다. 하지만 힘껏 방망이를 휘두릅니다. 적절하게 환경이 열립니다. 그때 평소 준비했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달려내면, 그것은 그라운드 홈런이 됩니다.
타격이 원하는 것은 결국 득점입니다. 결과가 같다면 동일하게 경중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타고난 홈런타자가 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부에 관한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파묘’의 대사처럼 ‘원래 부자인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바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부를 지향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는 태생이 홈런타자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작고 왜소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과정이 험난할수록 결과의 가치는 더욱 빛이 납니다. 그렇기에 결코 포기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두르다 보면 환경이 열립니다. 그리고 그라운드 홈런을 칠 수 있습니다. 손에 물집이 잡혔다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부자의 종착점에 도달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이 열린 것을 모르고 1루까지만 진루하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열려도 열린 것을 모르면 절대 전력 질주를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서 그 열린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자의 종착점을 하나의 매개체로 표현하자면 무엇일까요?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부동산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부자들은 부동산 부자를 위해서 달려 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부자들은 둘 중 하나에 반드시 속합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거나 번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둡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장 안정적으로 자산을 지켜주면서 물가상승률 이상의 투자수익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부동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한 특성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그 특성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부동산의 영속성(永續性)
부동산은 영원히 존재합니다. 없어지지 않습니다. 부동산 중에 건물만 생각한다면 영속성이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자재로 건물을 올려도 평균수명이 3~40년입니다. 하지만 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토지는 영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가치가 배가됩니다. 영원히 가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건물만 보고 영속성에 대해서 부정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표면적인 생각에 불과합니다. 40년 된 주공아파트의 가치를 아십니까? 곧 허물어질 건물이기에 가치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잔존률 겨우 10%의 건물이 깔고 앉아 있었던 땅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많은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고,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인한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그 또한 엄청난 가치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재개발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기본 투자 개념입니다.
부동산의 부증성(不增性)
부동산은 쉽게 증가되지 않습니다. 부동산을 단순히 주거공간으로 정의한다면 일부의 증가는 가능합니다. 아파트처럼 말입니다. 30층짜리 아파트를 50층으로 재건축하면 주거공간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한계가 존재합니다. 공간적인 한계로 인해서 주거환경은 결코 좋아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부증성을 갖는다고 정의됩니다.
부증성에 대해서 비슷한 특성을 갖는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금입니다. 금은 안전자산으로 많이 통용됩니다. 세계 어디서나 가치를 인정받고 어느 시대에나 소중한 물건이었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부증성 때문입니다.
혹자가 금을 제조할 수 있는 화학공식을 발견한다면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화학공식이 유출되어서 모두가 그 공식을 알게 되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금의 부증성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서 희소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그러면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른바 금값이 똥값이 됩니다. 부증성은 그 자체가 가치입니다.
부동산의 부동성(不動性)
부동산은 말그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특성들이 존재합니다. 우선은 훔쳐갈 수 없습니다. 물론 법적인 등기이전을 통해 소유를 바꿀 수는 있지만 금과 같이 숨기거나 횡령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자체로 가치가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 역세권은 그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 누가 나를 해하려고 내 땅을 움직여 산속에 갖다 놓는다면 부동산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부동산입니다.
위의 세가지 특성들은 익히 아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자산가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조금 보태 보겠습니다.
부동산의 영속성은 자산상속에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영원히 존재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물려줘야 합니다. 그 때 영속성이 발현됩니다. 가치의 평가가 상대적이기 때문에 자산의 세대이전에 용이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부동산은 두가지의 가격이 있습니다. 실거래가와 공시지가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다양한 편익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부동산의 부증성은 자산에 대한 지식을 쌓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같은 부증성의 자산인 금은 그냥 사서 모으면 됩니다. 큰 지식은 필요 없습니다. 시세가 개별적이지도 않으며 상당히 객관적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다릅니다. 100평 땅을 어떻게 활용하면 가치가 달라질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공부하게 됩니다. 같은 넓이의 땅이라도 용적율이나 건폐율에 따라 가치가 다릅니다.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은 활용도나 자산가치가 보편적이지만 부동산은 활용할 수 있는 범위와 법률이 상당히 다양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부동산의 부동성입니다.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금덩어리는 내 집 금고에 있으나 산속에 있으나 가치가 동일합니다. 그래서 욕심의 크기도 동일합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이동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에 가치의 변화도 다양합니다. 아무리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도 다 누리지 못합니다. 집과 별장 등 생활반경내 부동산만 있으면 공간에 대한 누림은 충분합니다. 그래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만으로 사례를 엮어 책으로 낼 수도 있을 만큼 다양한 자산가들이 있습니다)
또한 부동성이 공유의 개념을 창출합니다. 그로 인해서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 점을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식은 여의도 증권가의 고수들이 다 섭렵합니다. 개미들이 시장을 형성하겠지만 고급정보는 고수나 전문가가 독식합니다. 부동산은 다릅니다. 우리 동네 부동산은 그 어떤 전문가보다 내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장사 잘되던 모퉁이 가게가 왜 갑자기 문을 닫았고 수개월 동안 월세가 나가지 않는 이유를 동네사람만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매력적인 자산관리의 툴입니다.
이는 개인에게 국한되는 일이 아닙니다. 많은 유통회사들이 결국은 부동산으로 돈을 벌게 됩니다. 맥도널드는 황무지를 사서 넓은 주차장과 단순한 콘크리트 건물을 통해 햄버거를 팝니다. 물론 세계적인 유통 기업이기 때문에 햄버거만 팔아도 수익은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숨은 투자기술이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입니다. 황무지를 개척한 가치만으로도 상당한 자산가치를 상승시킵니다.
요즘 성업하는 카페를 보면 대부분이 중심상권을 살짝 벗어나 주차장을 갖춘 외곽에 시설을 만듭니다. 스타벅스 건물의 디자인은 대동소이합니다. 컬러강판지붕에 적색벽돌 입니다. 스타벅스가 생기면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차들이 줄을 서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봅니다. 그 상권을 나누려는 사업시설들이 주변에 생깁니다. 부동산 가격은 올라갑니다. 상대적으로 외곽의 매장도 중심상권 못지않은 매출을 올립니다. 설령 유통업의 매출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차익만으로도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이야기도 하나 해보겠습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는 부동산에 대한 가치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상당한 재산을 부동산으로 축적했습니다. 아직도 이완용이나 민영휘 등의 자산을 환수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부동산은 독립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동산에 대해서 모르면 부자 되기는 어렵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부동산에서 빌라의 역할!
사람은 유기체입니다. 유기체가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물리적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 물리적 공간을 구성하는 것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은 필수재입니다.
사람들은 부동산을 좋아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필수재라서 좋아하는 것일까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부동산은 그 자체로 ‘자발적 자산증식’ 을 합니다. 사례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장 소극적인 사례인 매매를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히 물리적 공간으로 부동산을 접근한다면 가장 살기 좋은 곳을 매수하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살기도 좋아야 하지만 자산증식을 할 만한 매물을 고릅니다. 쉽게 말해 값이 오를 부동산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내가 거주할 곳은 임대하고 자산증식이 될 것 같은 지역에 매수를 합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가치를 사용가치로만 한정하지 않습니다. 이는 자본의 개념이 발달하지 않은 원시 부족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을 통해 꾸준히 자산가치를 높여가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우연히 매수했던 아파트 가격이 올랐습니다. 수년동안 모은 적금보다 더 큰 자산증식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게 하는 동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을 ‘부동산 공화국’ 이라고 칭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에 대해서 물어보면 기본적인 것도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왜 일까요? 부동산으로 돈도 많이 벌었고 많은 것을 부동산이 좌지우지하는 나라에 살고 있으면서 부동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공부하려고 하지도 않을까요?
빌라에 대한 저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빌라’라는 용어가 법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이 책에서는 빌라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빌라의 자세한 개념은 뒤에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빌라를 알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운동과 부동산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운동은 부동산과 비슷합니다.
모든 운동의 시작은 러닝(running)입니다. 그래서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 러닝으로 수업을 시작을 했습니다. 러닝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격이나 양궁 같은 스포츠도 처음에는 러닝으로 시작합니다. 기초체력이 중요한 것입니다.
‘부동산의 기초는 빌라이다’ 라는 명제는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차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란을 차치하고 이 책을 통해서 빌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볼 것입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빌라가 부동산의 기초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빌라의 중요성은 자산증식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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