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우선순위 정하기(자금, 디자인, 현금흐름/자산가치)

건축 대한 상담을 하다보면 가끔 무한궤도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멋진 집을 갖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멋진 집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듭니다. 그래도 디자인은 포기할 수 없어서 연면적을 줄이면 생활하기에 너무 불편합니다. 이 정도 난관에 부딪히면 건축을 포기하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갑니다. 투자도 접게 됩니다.

아파트로 돌아갔던 사람이 몇 개월 뒤에 다시 옵니다. 이러한 루트는 일상에서도 반복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선순위가 없기 때문입니다. 각 욕망들이 각자의 주장만 하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의 힘이 균등하면 매일 다투고 결정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차라리 한쪽의 힘이 더 세다면 결정은 쉽게 이루어지고 일이 잘 진행됩니다.

우선순위를 세우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장 중요한 욕구에게 리더의 자격을 주는 것입니다. 은퇴를 앞둔 건축주가 수입의 한계를 느낀다면 당연히 비용에 우선한 건축을 해야 합니다. 평생 소망하던 디지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선순위에 밀리면 즉시 내려놔야 일이 진행이 됩니다. 앞서 용적율을 설명할 때 잠시 언급했던 바가 있습니다. 용적률을 깊게 공부하지 않으셔도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용적율을 다 채우지 못합니다. 비용 때문입니다. 용적율은 수입과 직결 됩니다. 같은 공간에 100평의 건물과 50평의 건물은 가치가 다릅니다. 100평의 건물을 10억에 지었다면 5%의 임대료만 책정해도 5천만원의 임대료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50평의 건물은 2천 500만원의 임대료가 나옵니다. 50평의 건물을 지은사람은 용적률 제한에 걸려서 50평을 지은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건축자금 때문에 50평짜리 건물을 지은 겁니다.

부동산을 건축시기부터 점검하다보니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이제는 부동산을 볼 때 더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건물의 태생은 관심 없고 지어진 건물만 보는 분들은 대부분은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가 부동산을 물어볼 때 한마디로 정리됩니다.

“거기 몇 평인데?”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연면적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부동산은 넓이가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임대료도 넓이에 비례합니다. 건물의 가격도 넓이에 비례합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공간으로 치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를 고를 때 무조건 넓은 집만 선호할까요? 아닙니다. 평당 가격을 보면 30평대 아파트가 제일 비쌉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일 거래가 잘 되는 평수가 30평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때 꼬마빌딩 투자가 유행하던 시기가 있습니다. 넓은 것도 좋지만 공략할 수 있는 작은 자산에 우선순위를 맞춘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감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부동산을 평가합니다. 산자락 아래 구옥을 꾸며서 사는 사람들은 감성에 젖어서 남들이 하지 않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물론 재정적인 한계로 인해서 선택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 있습니다.

앞서 부동산의 장점을 몇 가지 설명 드렸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현금흐름과 자산가치가 동시에 시현되는 자산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현금흐름과 자산가치에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입지가 좋은 40년 된 상가건물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매달 300만원의 월세가 들어옵니다. 이 지역에 재개발 소식이 들립니다. 이 상가의 건물주는 고민이 됩니다. 매달 들어오는 월세를 포기하고 자산의 가치를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자산의 가치보다는 매달 들어오는 현금을 생각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현금흐름(월세)와 자산가치(재개발)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만약 건물주가 80세 어른이시라면 현금흐름에 우선순위를 둘 것입니다. 재개발이 최소 10년은 걸릴 것입니다. 새 아파트 입주보다 천국 입주가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주가 30대 청년이라면 자산가치에 우선순위를 둘 것입니다. 당장은 근로활동을 통해 생활비 문제가 없기 때문에 향후 중년에 갔을 때 수억이 증가한 자산가치를 원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아무 저항 없이 부동산을 무조건 넓이로만 치환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여드린 사례처럼 건축한 사람의 마음부터 재개발을 앞둔 사람의 마음까지 우선순위를 정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남들이 볼 수 없는 많은 영역들이 보입니다. 코끼리 코만 만지고 코끼리를 이해한 사람이 없습니다. 부동산도 한 시점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됩니다. 다양한 시점에서 왜 그런 결정을 했을지 우선순위를 매겨 봄으로 인해 다양한 투자적 관점을 갖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금 빌라를 언급하면서 건축을 거론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빌라의 과거와 현재를 알면 미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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